일상 것들 (22) 썸네일형 리스트형 240130 좋은 공병템의 조건, 소비 이후를 고민하기 (feat. 록시땅 공병 수거) 수영 가방에 챙겨 다니던 화장품(토너와 헤어트리트먼트)을 다 썼다. 싹 비워진 통을 보니 후련했다. 바닥을 깔끔하게 보인 공병 덕에 기분이 산뜻했다. 튜브 형태 화장품은 통에서 내용물이 잘 떨어지지 않으면 여러모로 번거롭다. 사용하면서는 마지막에 물을 넣어 헹궈 써야 하고, 다 쓰고 나서는 통을 반 잘라 씻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사용한 제품은 내용물이 내벽에 달라붙지 않아 끝까지 야무지게 쓸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내용물이 깔끔하게 잘 나와 따로 헹굴 필요도 없었다. 빛이 투과하는 반투명 재질이라 남은 양을 확인하기도 쉬웠다. 트리트먼트의 두피를 시원하게 하는 사용감도 만족스러웠지만, 제품을 사용하고 버릴 때의 마무리 과정이 마음에 들었다. 다 쓰고 났을 때 좋은 구매를 한 것 같은 만족감.. 240115 만두의 연하장 올해도 만두의 연하장을 받았다. 만두는 새해 복을 나누며 내게 “더 아름답고 소박한 한 해 만들어가길, 따뜻한 행운과 인연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의 나는 꽤 힘들었나 보다. 돌아보니 중국 출국을 앞둔 만두를 붙잡고도 회사일의 힘듦을 토로했던 것 같다. 그때의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만두는 나의 2023년이 “가슴 뛰게 하는 순간이 있고, 달리며 숨 쉴 틈을 찾은 해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그러고는 “근데 그런 때가 없었어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지나간 시간이니!”하고 나를 토닥였다. 나보다 어리지만 훨씬 단단한 만두에게 받은 뜨끈한 새해인사가 삶의 의지를 다지게 한다. 그렇다. 잘 사는 건 아름답고 소박한 모양이지. 올해는 ‘용감하게 모험하는‘ 한 해를 보내자고 마음먹었는데, 여기에다 .. 230925 [요리/브리치즈파스타] 브리치즈파스타 오답노트 (중요한 건 마늘!) 간단한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는 걸로 유명한 브리치즈파스타. 토마토, 바질, 치즈를 주재료로 산뜻하고 신선한 맛을 기대했는데..! 지난번에 만든 것보다 맛이 없었다. 아주 맛이 없었던 건 아닌데, 맛에 빈틈이 느껴졌다. 왜지? 왜일까? 신선한 재료를 손질하다 보면 싱싱함에 기분이 좋아진다. 꽤 그럴싸해 보이는 비주얼에 비해 맛이 아쉬웠는데 패인을 분석해 보자면, 1. 생마늘을 다져 넣지 않았다. 많은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 만큼 신선한 재료의 고유한 맛이 포인트인 것 같다. 얼린 간 마늘을 써서 그런지 마늘향이 부족했다. 그래서 맛이 빈 것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2. 방울토마토 복불복에 실패했는지도? 방울토마토도 단맛, 신맛이 풍부하게 있는 대추방울토마토로 하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단단하고 통통.. 230907 결핍과 극복, 그리고 엇박(Off-beat) 원래도 학교를 좋아했는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더 학교에 가고 싶다. 학생일 때도 학생인 게 좋았는데, 직업이 학생이 아닌 상태가 되니까 더 학생이 되고 싶다. 배우고 공부하는 기분이 좋다. 회사에서도 배우고 공부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좀 다르다. 나의 성장보다도 일 자체에 무게가 좀 더 실리고, 돈을 받고 하는 일인 만큼 기준을 나 자신에게 둔다기보다 결과물로 타인(회사)의 인정을 받는데 신경쓰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뿌듯할 때도 있지만, 아무래도 나의 성장과 스스로의 인정이 일순위가 아닌 데서 오는 아쉬움이 있다. (그 대가로 월급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만큼 내 몫을 해내야지 생각하고 있고.) 학교라는 공간이 그립던 찰나, 좋은 구실을 만났다. 토요일 대휴로 목요일에 쉬게 .. 230411 좋아하는 동네에서 일한다는 것 📍 정동(길) “정동길을 좋아합니다. 매일 걷는 출퇴근길이 정동길이면 좋겠습니다. 정동길의 사계절을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입사 최종면접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뜬금없는 고백을 했다. 나는 좋은 동료가 될 자신이 있다고, 인연이 닿으면 함께 일할 수 있지 않겠냐고 준비했던 하고 싶은 말을 이미 다 해버렸기 때문일까. 막바지에 긴장이 풀려서 아무말이나 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그 회사에서 7년째 일하는 지금, 그때 그 고백은 어쩌면 뜬금없는 게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펜데믹 이전엔 무조건 출근해야 했던 내게 회사가 위치한 곳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일에 지치고 회사가 가기 싫은 때에도 그래도 아침에 좋아하는 곳으로 향한다는, 작은 위안이 됐다. 정동은 낯설.. 230319 봄날의 도시락을 좋아하세요 일요일에 출근하면 회사가 유독 조용하다. 편집국에는 채워진 자리보다 비워진 자리가 훨씬 많다. 출근한 사람이 적어 난방이 원활하지 않기도 하지만 빨간날 사무실은 유난히 휑하고 썰렁하다. 드문드문 꽤 하는 휴일 출근은 칠 년째 여도 익숙하지 않다. 남들 놀 때 같이 쉬고 싶은 마음은 연차가 쌓여도 가라앉지 않는다. 일요일 출근을 할 땐 전주 금요일에 미리 당겨 쉬지만 그래도 출근을 하면 괜히 억울하다. 물론 남들 일할 때 노는 금요일은 억울한 일요일만큼이나 짜릿하다. 오전 평근 업무를 하고 동료들과 근처 중국집에서 탕수육과 짜장면을 든든히 먹었다. 편집국이 춥다며 따뜻한 라떼 한잔도 사들고 올라왔다. 슬슬 새로 전송된 기사를 보면서 어떤 기사를 포털에 올릴까 고르던 찰나 친구에게서 카톡이 왔다. [내려와봐.. 230308 국제여성의날에 리베카 솔닛을 이런 알찬 기획, 정말 멋있다. 지금껏 만난 책 굿즈 중에 가장 독서욕구를 부추긴다. 귀엽고 가지고 싶은 것도 좋은데, 이렇게 책을 읽고 싶게하고 책을 잘 읽게 북돋우는 굿즈 너무 반갑다. 담당 편집자님이 나름대로 그려봤다는 리베카 솔닛의 책 지도, 가이드맵. 책장에 꽂혀 있던 그의 책을 꺼내게 한다. 오늘은 마침 국제여성의날. 멀고도 가까운을 꺼내오고 싶었는데, 못 찾아서 대신 들고온 걷기의 인문학. 점심 시간에 들고 간다, 산책! [2023 월말 결산] 🌙 2월 : 먹거리에 눈뜬 달 💫 이달의 주요 사건 _ 친구 H와 태백산에 올랐다.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전세대출 연장 성공. 🐿️ 이달의 ㅎ _ - 할머니 생신을 맞이해 민어솥밥을 지었다. 이건 다 친구 J 덕분인데, 다정한 레시피를 받고(심지어 반건조 민어까지!) 너무 고마웠다. 온기가 가득한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게 큰 복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 솥을 이용해 밥 짓는 법을 배웠다. - 친구 H가 나의 부모님께 쓴 편지와 화과자. 친구의 부모님께 편지를 쓰는 다정한 마음이라니. 아니 내 주위엔 어쩜 이렇게 스윗보이, 스윗걸들이 많담. - 눈을 좋아하는 친구 H가 태백에 오기 전날 마침 눈이 펑펑 내려서 눈 구경을 실컷 할 수 있었다. - 카레를 만들어 범서대문구 동네 친구 W에게 나눠줬다. - H가 보내준 마롱..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