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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6 비 오는 날엔 찐한 아이스호지차라떼를 여름 장마 같은 비가 주말 내내 내렸다. 비 오는 날엔 실내에서 내리는 비를 구경하는 게 제일이지만, 야외에서 걷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다. 대신 준비할 것이 있는데, 큰 우산(투명우산이면 더 좋다)과 이왕이면 무릎 위로 올라오는 바지, 젖어도 축축해지지 않는 샌들이 필요하다. 투명우산은 빗방울과 주변 풍경을 함께 볼 수 있게 해준다. 짧은 바지와 샌들은 바지밑단, 양말과 운동화가 젖었을 때 느껴지는 불쾌감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그 전에 축축해지느니 아예 빗 속에 두 발을 적시겠다 마음을 먹어야한다. 지루하게 계속되던 비 속에서 걷다 '연희대공원'에 들렀다. 우연히 방문이었지만 비 오는 날에 가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분명 흔한 동네 골목길이었는데 문 안에 들어서자 마자 풀 냄새가 났다. 담벼락..
210528 선배가 되는 건 어렵다 이번주는 수습교육이 있는 주였다. 수습으로 들어온 후배들 앞에서 내가 하는 업무에 관해 혼자서 1시간 강의를 하고, 과제를 주고 피드백을 했다. 이전 기수 후배들을 만났을 때도 수습교육에 참여하긴 했지만 그때는 바로 위 선배와 함께 강의를 진행했고, 덕분에 부담이 덜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기획하고 진행해야해서 매우 부담스러웠다. 오늘로 어찌저찌 끝내긴 했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다. 강의 시간엔 준비해간 자료를 읽어내는데 급급했고, 소통은 꿈도 못꿨다. 너무 떨리니까 말은 빨라지고 내가 생각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나가는 말의 속도가 실수를 낳고, 실수는 당황을 부르고, 그렇게 숨가쁘게 망했다. 좋은 수업도 편한 수업도 하지 못했다. "질문 할 거 있냐"고 묻던 선배들의 질문에 ..
210516 굿바이 6s, 헬로우 12 (5년 1개월 15일 만에 아이폰12를 들이다) 2016년 4월 1일 서울 강변테크노마트에서 아이폰6s(64기가 로즈골드)를 구매했다. 그때도 6s는 나온지 좀 지난 모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인지 꽤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덕분에 당시 쓰던 lg 뷰3(4:3의 특이한 비율의 화면이 인상적이었다)의 액정이 깨져 새 휴대폰을 사는 김에 아이폰을 들일 수 있었다. 모토로라 모토글램(둥글한 조약돌 디자인이 귀여웠지만, 쓰다보면 발열이 심해지는 게 좀 무서웠다)으로 시작해 구글 넥서스(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이라는 왠지 모를 자부심이 들었다), htc 센세이션(닥터드레 이어폰이 번들로 제공됐고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해외봉사를 하는 중에 잃어버렸던 슬픈 기억이 있다), 그리고 lg 뷰3. 이렇게 안드로이드의 세계에 있던 내게 아이폰, 애플 io..
210511 직장인의 자유로운 점심을 맛보다 지난주에 잡은 점심 약속 장소를 고민하다 메이드인시카고피자 덕수궁점에 가기로 했다. 다른 후보로는 정동길에 자리한 샐러드집 르풀이 있었다. 한 곳은 큰 창이 있어서, 또 한 곳은 야외 테이블이 있어서 두 곳 모두 계절을 즐기며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점심 시간 정말 좋다." 오랜 만에 만난 S는 이직 후 자유로운 점심 시간이 생겨서 좋다고 했다. 지난 겨울에 하던 이직 고민이 무색하게 훨씬 좋아진 얼굴로 새로 하게된 일, 요즘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양하게 좋은 동료들,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조직 문화 등 여러 이유로 현재 일을 긍정하는 표정에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마침 활짝 열린 창문 덕에 훈훈한 바람을 쐬며 먹어서 그런가. 평일 점심이었지만, 회사랑도 그리 멀지 않은 곳..
210505 스타벅스 민트 초콜릿 칩 블렌디드를 맛보다 어린이날에도 출근을 한다. "빨간날 출근이라고?" 주변사람들은 내 휴일 출근에 당황, 분노해주지만 그때마다 내 대답은 이거다. "다음 날 신문이 나오니까 (어쩔 수 없지)" 내일 신문이 발행되니 (신문을 만드는) 나는 출근을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또 그렇게 많이 억울하지는 않다. 그래도 오늘처럼 날씨가 화창한 휴일이라면 회사 말고 바깥에서 쉬고 싶다. 검은날엔 일하고 빨간날에는 쉬는 많은 사람들처럼. 휴일인데 야근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뭐라도 셀프선물을 하고 싶었다. 오늘은 어린이날이기도 하니까. 조카가 있다면 조카를 챙겨줘야할 나이가 되었지만 그래도 어린이처럼 들뜨고 싶은 건 여전하다. 출근길에 맛있는 걸 사들고 가기로 했다. 결정한 메뉴는 스타벅스 민트 초콜릿 칩 블렌디드. 배스킨라빈스에서 파인트를 ..
210507 봄의 색깔 오월은 푸르구나 이렇게. 시간이 좀 더 걸려도 버스보다 기차를 타고 집에 가는 길이 좋은 이유는 계절의 색을 오래도록 진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을 끼고 이어진 태백선은 계절 속으로 빨려들어가듯 달려가기 때문에 계절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초록을 함뿍 머금은 풍경을 품고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본가에 왔다.
210504 맥도날드 더블필레오피쉬세트를 맛보다 비가 오는 퇴근길, 오늘 저녁엔 뭘 먹지 하다가 맥도날드에 들렀다. 맥도날드 어플에서 주는 이주의 쿠폰을 둘러보다 눈에 걸린 '더블필레오피쉬 세트'를 주문했다. 생선 패티니까 피시앤칩스의 그 생선튀김 맛이 아닐까 상상했는데 바삭바삭하기보다 촉촉한 튀김이었다. 더블필레오피쉬의 번은 굽지 않고 찐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바삭하기보다 촉촉했다. 빵 안엔 타르타르소스와 생선패티 두장 치즈 이렇게 들어있었다. 채소가 하나도 없었지만 퍽퍽하지 않았다. 생선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패티가 통통한 명태전 같은 느낌이었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버거 중엔 새우패티가 들어간 게 더 내 취향인 걸로. 한번 먹어본 걸로 만족할만한 더블필레오피쉬였다.
210502 런데이 '30분 달리기 도전' 중간 기록 초보 러너가 되기로 했다. 가끔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작정 달리기는 했지만 스스로를 달리는 사람, 러너라고 생각해보진 않았다. 그런데 문득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 졌다. 나도 러너가 될 수 있을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답답할 때면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해버리는 성향이 이번에도 일을 저질렀다. '제대로 달려보자' 마음 먹은 지 어느덧 한 달 좀 넘었나. 친구에게 추천받은 런데이(Runday) 어플을 켜고 '30분 달리기 도전'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도 그쯤 됐다. 런데이 어플의 도전 프로그램은 매 코스를 해내면 잘 정리한 구간별 기록과 함께 도장을 찍어준다. 꾸준히 조금씩 뭔가 해나가는 것도, 그걸 증명해주는 스탬프도 다 내 취향이었다. 도장 찍기(깨기), 배지 모으기 등 소소한 걸 차곡차곡 쌓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