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76) 썸네일형 리스트형 230308 국제여성의날에 리베카 솔닛을 이런 알찬 기획, 정말 멋있다. 지금껏 만난 책 굿즈 중에 가장 독서욕구를 부추긴다. 귀엽고 가지고 싶은 것도 좋은데, 이렇게 책을 읽고 싶게하고 책을 잘 읽게 북돋우는 굿즈 너무 반갑다. 담당 편집자님이 나름대로 그려봤다는 리베카 솔닛의 책 지도, 가이드맵. 책장에 꽂혀 있던 그의 책을 꺼내게 한다. 오늘은 마침 국제여성의날. 멀고도 가까운을 꺼내오고 싶었는데, 못 찾아서 대신 들고온 걷기의 인문학. 점심 시간에 들고 간다, 산책! 2 밭다 밭다 (형용사) 밭아/ 바트니 1. 시간이나 공간이 다붙어 몹시 가깝다. 천장이 밭다. 앉은 자리가 너무 밭다. 약속 날짜를 너무 밭게 잡았다. 2. 길이가 매우 짧다. 3. 음식을 가려 먹는 것이 심하거나 먹는 양이 적다. 미팅을 통해 만나는 한 권 한 권 모두 정성을 다해 마케팅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의 신간이, 꽤나 밭은 간격으로 쏟아져 나온다. 모든 책에 번번이 사활을 걸 수는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과 집중을 하곤 하는데 이 과정에서 늘 아쉬움이 남는다. (김수현, '리스트 만드는 마음', ) 친구와의 대화 중 '바투'라는 부사를 듣고 생경했던 적이 있다. 눈으로 읽은 적은 있지만 귀로 들은 적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바투'라는 두 글자가 업무의 마감 기한이, 해야할 일들이 .. [2023 월말 결산] 🌙 2월 : 먹거리에 눈뜬 달 💫 이달의 주요 사건 _ 친구 H와 태백산에 올랐다.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전세대출 연장 성공. 🐿️ 이달의 ㅎ _ - 할머니 생신을 맞이해 민어솥밥을 지었다. 이건 다 친구 J 덕분인데, 다정한 레시피를 받고(심지어 반건조 민어까지!) 너무 고마웠다. 온기가 가득한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게 큰 복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 솥을 이용해 밥 짓는 법을 배웠다. - 친구 H가 나의 부모님께 쓴 편지와 화과자. 친구의 부모님께 편지를 쓰는 다정한 마음이라니. 아니 내 주위엔 어쩜 이렇게 스윗보이, 스윗걸들이 많담. - 눈을 좋아하는 친구 H가 태백에 오기 전날 마침 눈이 펑펑 내려서 눈 구경을 실컷 할 수 있었다. - 카레를 만들어 범서대문구 동네 친구 W에게 나눠줬다. - H가 보내준 마롱.. 1 무람없다 무람-없다 [ 무라멉따 ] (형용사) 무람없어/ 무람없으니/ 무람없고/ 무람없는/ 무람없지 1. 예의를 지키지 않으며 삼가고 조심하는 것이 없다. 제 행동이 다소 버릇없고 무람없더라도 용서하십시오. 구민식은 여느 때 자기 앞에서 거의 의식적으로 무람없는 짓을 함부로 해 보이곤 하는 정짝귀의 부은 입 모습을 건너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출처 인스타 스토리를 넘기다가 유심히 읽은 글. 에디터이자 소설가의 글이라서 그런지 표현이 생생하고 재미있다. " 'Against Borders'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장르에도 경계가 없어 세비체와 치킨윙, 떡볶이와 살치살 스테이크가 무람없이 한 식탁에 오르고, 부라타 치즈처럼 흔한 아이템에는 홍시 소스 같은 유쾌한 '킥'이 더해진다." 이 문장에서 '무람없이'라는 표현이 번뜩.. 230228 오랜만에 달렸더니 다리가 무겁다 '오히려 좋아' 지난해 손기정 마라톤에서 하프마라톤을 완주하고 달리기를 멈췄다. 추워진 날씨 탓도 있었고 하프마라톤이라는 연중목표를 달성하고 동력이 약해지기도 했다. 달리기 대신 수영을 한다는 좋은 핑계도 있었다. 덕분에 마음 편히 달리기에 소홀해졌다. 그러다 올 1월, 제주도에 간 김에 일출을 보겠다며 성산일출봉 근처를 달렸다. 새해 첫 달리기였다. 숨이 차고 다리가 무거웠다. 몸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게 단번에 느껴졌다. 몸은 정직하다. 몸의 시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야속하지만, 한편으로 오히려 좋다. 아주 오랜만에 달렸는데도 전처럼 숨이 차지 않고 편안하게 오래 달렸다면 억울했을 것 같다. 뛰기를 멈춘 시간만큼 다리가 무겁다는 건 꾸준히 달려온 시간에 힘이 있다는 말이다. 굳은 몸은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 230222 날카로운 서브에도 웃으며 리시브하듯 말하기 디지털 뉴스 편집 부서에 배치받고 새로 생긴 단체 카톡방만해도 거의 열 개. 취재부서 별로 디지털뉴스팀원과 각 부서원(장)이 함께하는 단톡방이 있다. 단톡방에서는 주로 기사 제목이나 내용에 관한 수정 요청과 반영이 이뤄진다. 때때로 버그, 오류 수정 제보도 온다. 디지털 관련 문의는 거의 다 여길 통해 온다고 보면 된다. 이때 직접 처리(해결)할 수 있는 건 절반 정도다. 기술적인 건 운영팀이나 전산팀에 다시 요청해야 한다. 단톡방 속 말투는 다양하다. [수정 부탁드립니다] 명료한 어투부터 [혹시... 부탁드려도 될까요?] 어색함과 불편함 속에서 예의를 차리기 위한 말투까지. 보통 연차와 카톡의 길이는 반비례한다. 선배일수록 말이 짧고 연차가 낮은 후배일수록 말이 길어진다. 나는 보통 [넵]으로 답하는 .. 221114 아직은 겨울이 아니다(수영일기2) 가을비가 내리고 나서 추위가 온다는 말에 덜 겁먹어도 괜찮았겠다. 아노락을 후다닥 꿰어 입고 움츠린 채 새벽과 아침 사이 수영을 가는데 생각보다 덜 추웠다. 비몽사몽 동네 길을 휘적휘적 걸어 수영장에 도착할 때쯤 되면 그제야 잠에서 좀 깬다. 샤워하고 좀 찬 듯한 물에 쏙 들어갈 때 느낌은 날마다 다른데, 오늘은 쨍하니 정신이 훅 들었다. 산뜻했다. 쭉 편 팔이 귀에 닿게끔 롤링을 연습해보자는 선생님 말을 생각하면서 자유형을 했고, 여유 있는 레인에서 천천히 물을 갈라보았다. 자유형은 신기하다. 어떤 날은 삐걱삐걱 절반도 못 가겠는데, 내쉬고 들이마시는 숨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지는 날엔 달리기처럼 즐겁다.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었다. 여전히 평영은 잘 안 되는데 부족한 점을 정확히 짚어주는 선생님 피드백.. 221017 잘하지 못하는 걸 계속하는 즐거움(수영일기1) 평영 자세를 배운지 한 달 반이 지났지만, 여전히 팔과 다리의 타이밍은 알듯 말듯 모르겠다. 상체 동작을 먼저 하고 몸 전체를 쭉 펴고 나서 다리를 촤 펼쳤다가 접는 건 알겠는데요. 이 묘한 엇박자를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몸이 못 따라간다. 그래도 머리를 물속에 넣은 다음 발바닥으로 물을 밀고 다리를 모아 감으면서 몸을 앞으로 쭉 내어 본다. 전진하는 흐름을 느껴보려 애쓴다. 다시 ‘발-손’ 이렇게 배운 걸 생각하면서 또 해본다. 가다 서다 해도 괜찮다. 여긴 아직 제일 가장자리 초초보레인이니까. 나아지는 게 있나 싶은데 나도 모르게 변하고 있다. 시간과 반복의 힘을 체감하는 중이다. 처음 수영장에 들어선 3개월 전보다 1.8미터 수심을 덜 무서워하게 됐고, 이젠 자유형도 얼핏 비슷하게 따라 할 수 있게 .. 이전 1 2 3 4 5 6 7 8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