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76) 썸네일형 리스트형 240724 말 나온 김에 상담 Go 좋아하는 선배들과 점심을 먹었다. 한참 수다를 떨다가 하반기에 하고 싶은 걸 얘기했다. 그러다 나온 “저 드럼 배워보고 싶어요.” 오후에 일을 하다 검색해 둔 드럼학원에 전화를 걸어 저녁에 상담을 받으러 가겠다고 예약했다. 그리고 퇴근 후 바로 출발. 설렘으로 들떴다. 여의도에 위치한 드럼연습실은 오래된 빌딩에 위치했는데, 입시학원과 같은 층에 있어서 오랜만에 학원을 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김희현의 드럼스쿨.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으로 시작하는 엄청난 이력의 선생님과 마주해 상담을 하고 다음 주부터 드럼을 배우기로 결정했다. 호기심으로 시작하는 첫 타악기. 주저하며 준비하는 대신 냅다 시작해 버렸다. 역시 다이어트도 공부도 취미도 뭐든 시작은 오늘이지. 240130 좋은 공병템의 조건, 소비 이후를 고민하기 (feat. 록시땅 공병 수거) 수영 가방에 챙겨 다니던 화장품(토너와 헤어트리트먼트)을 다 썼다. 싹 비워진 통을 보니 후련했다. 바닥을 깔끔하게 보인 공병 덕에 기분이 산뜻했다. 튜브 형태 화장품은 통에서 내용물이 잘 떨어지지 않으면 여러모로 번거롭다. 사용하면서는 마지막에 물을 넣어 헹궈 써야 하고, 다 쓰고 나서는 통을 반 잘라 씻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사용한 제품은 내용물이 내벽에 달라붙지 않아 끝까지 야무지게 쓸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내용물이 깔끔하게 잘 나와 따로 헹굴 필요도 없었다. 빛이 투과하는 반투명 재질이라 남은 양을 확인하기도 쉬웠다. 트리트먼트의 두피를 시원하게 하는 사용감도 만족스러웠지만, 제품을 사용하고 버릴 때의 마무리 과정이 마음에 들었다. 다 쓰고 났을 때 좋은 구매를 한 것 같은 만족감.. 240119 [망원/카페] 어떤 에그타르트 굽는 집의 마지막날 <피카브로드> 지난 주말에 혜미와 망원동에 가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망원동에 갔다고 해도 혜미가 앉은자리에서 건너편 카페를 보지 못했다면, 내가 지도앱에서 검색한 그곳의 블로그 리뷰를 읽지 않았다면 결국 들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눈 밝은 혜미가 발견했고, 평소 별점과 간단평만 읽는 내가 그날따라 굳이 블로그 리뷰를 눌렀고, 마침 그게 순도 높은 진심으로 눌러쓴 리뷰(이 집 에그타르트 안 먹으면 바보 뚱땡이!라는 표현을 보고 안 갈 도리가 없었다!)였어서 방문했다. 그리고 알게된 사실. 이곳은 영업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는 것. 이건 오늘 마지막 영업을 마친 망원동의 카페 '피카브로드' 이야기다. 피카브로드는 크지 않은 카페다. 창문 밖을 마주하고 앉을 수 있는 바 테이블이 문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두 자리.. 231224 [영화/씨네큐브] 아름다움을 좇는 건 아름다워 <크레센도> 올해의 큰 변화 중 하나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거다. 왜 좋아하게 됐는지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막연히 아름다움 속에 있는 기분이 좋다고 밖에. 사라져 버릴, 잡을 수 없는 순간 속에 있다는 경험 자체가 주는 감동이 있다. 이건 거의 모든 공연에 다 적용되는 말이겠지만, 클래식 공연을 볼 때는 휘발성이 주는 감동이 유난히 더 크게 느껴진다. 이 공간에서 이런 프로그램, 이런 해석은 딱 한 번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다른 공연들도 첫날과 마지막날이 다른데, 왜 클래식 공연은 더 단 한 번이라는 생각이 크게 드는 걸까. 아마 고요한 객석의 숨소리마저 들을 정도로 집중해서 듣기 때문이 아닐까. 정전( 正典, Canon)이 다르게 해석되는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는 기쁨이 크다. 모르던 세계에 눈을 .. 240115 만두의 연하장 올해도 만두의 연하장을 받았다. 만두는 새해 복을 나누며 내게 “더 아름답고 소박한 한 해 만들어가길, 따뜻한 행운과 인연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의 나는 꽤 힘들었나 보다. 돌아보니 중국 출국을 앞둔 만두를 붙잡고도 회사일의 힘듦을 토로했던 것 같다. 그때의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만두는 나의 2023년이 “가슴 뛰게 하는 순간이 있고, 달리며 숨 쉴 틈을 찾은 해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그러고는 “근데 그런 때가 없었어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지나간 시간이니!”하고 나를 토닥였다. 나보다 어리지만 훨씬 단단한 만두에게 받은 뜨끈한 새해인사가 삶의 의지를 다지게 한다. 그렇다. 잘 사는 건 아름답고 소박한 모양이지. 올해는 ‘용감하게 모험하는‘ 한 해를 보내자고 마음먹었는데, 여기에다 .. 231108 '힘 빡 주는 대신 농담을 툭' 위트와 유머, 닮고 싶은 선배의 자질 다수가 가기를 꺼리는 부서에서 일 년간 일해보겠다고 한 건 불편한 마음 때문이었다. 다들 나는 이래서 그 부서에 갈 수 없다고 말하는 와중에, 나도 가지 않을 이유를 대며 끝까지 버티기 싫었던 건 피곤해서였다. 사람 좋아 보이던 동료들이 단호히 제 입장만 말하는 게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했다. 타협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나는 그냥 뱉어버렸다. "제가 갈게요." 러시안룰렛 같은 상황에서 불안하느니 그냥 이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는 이왕 가는 거, 가게 '되는' 게 아니라 내가 가기로 '선택'한 거라고 되뇌며 스스로를 달랬다. 안 그래도 입사 이후로 늘 같은 일을 하면서 조금은 권태로웠다고, 새로운 걸 해보는 것도 좋겠다며 웃어 보였지만 나도 모.. 231128 [사케/밋업] 사케요정이 알려주는 '일본에서 사케를 가장 맛있게 즐기는 법' 얼마 전 홍콩 여행을 다녀왔다. 일주일간의 여행 동안 홍콩/마카오 유심을 쓰다 한국에 돌아와서 유심을 바꿔 꼈는데, 문제가 생겼다. 두둥. [SIM 없음] 유심을 꽂았는데, 유심이 없습니다?! 전화가 먹통이 되자 일상이 (살짝) 마비됐다. 전화/문자를 평소에 그렇게 많이 쓰지도 않았지만, 안 되니까 혹시 무슨 급한 연락이 오지는 않(았)을까 불안했다. 새 유심을 사다 끼우고 월요일 아침 통신사 고객센터가 열기를 기다렸다 바로 전화를 걸었다. 유심 정보를 바꾸자 생각보다 간단하고 빠르게 문제가 해결됐다. 혹여나 유심을 인식하는 메인보드가 망가졌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유심 문제였다. 해외여행을 가서 유심을 바꿔 끼울 때 유심이 망가지지 않게 주의해야겠다는 팁을 얻었다. 그리고 뒤늦게 도착한 문자 두 통. 홍.. 230927 [전시/사진] 어쩌면 우리는 모두 광장의 주인공 wooksworks 사진전 <무명의 주역들> 연휴 전날, 야근 출근 전 시간을 쪼개 사진전을 보러갔다. 연이은 야근에 몸은 좀 피곤했지만 가길 잘했다. 평일 낮 시간이라 그런지 전시장에 관람객이 나 혼자였다. 덕분에 운 좋게도 작가님의 일 대 일 도슨트와 함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럭키! 우선 전시가 열리는 공간부터가 인상적이었다. 파사드서호. 열린 철제 대문을 따라 들어가면 무심하게 정돈한 마당이 보인다. 맷돌 모양 징검다리를 밟으며 안으로 향하는데 너무 조용해서 들어가도 되나 잠깐 고민했다. 다락방을 품은 1970년대 스타일 이층 양옥. 뼈대는 그대로 두고 빈티지하게 꾸몄다. 배치된 가구와 소품들의 톤이나 디테일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전반적으로 나무톤이지만, 방마다 콘크리트, 벽돌, 시멘트, 유리, 우레탄폼 같은 소재를 살려 각각 다른 분.. 이전 1 2 3 4 5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