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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본 것들

210806 고수가 들어간 파니니의 맛

정동길 라 그린의 고메치킨파니니. 고수가 들어갔다. 가격은 9800원. 2500원을 더 내면 런치세트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추가할 수 있다.

입추가 가까워온다는데도 더웠다. 기온은 어제와 비슷한데도 유난히 더운 느낌이라서 회사 근처 '라 그린'에서 점심을 먹었다. 조용하지 않지만 층고가 높고 무심하게 꽂아진 풀들, 빈티지 가구가 멋진 곳이다. 예전에 친구가 추천해준 메뉴, 고메치킨파니니를 골랐다. 고수가 들어갔다고 해서 먹어보고 싶었다.

처음 중국에 갔을 땐 음식 주문할 때마다 "뿌야오샹차이(고수 빼주세요)"를 덧붙였는데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어느 순간부터 쌀국수에도 고수 듬뿍, 타코에도 고수 듬뿍, '고수는 맛있다'를 외치게됐다. 처음엔 낯설고 이상한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더위와 어울리는 묘한 향이라서 좋다. 입안을 개운하게 정리해주고 시지않은 상큼함을 남기는 매력이 있다.

고수가 들어간 것이 가장 큰 특징인 고메치킨파니니는 닭가슴살과 고수, 아몬드, 다진할라피뇨, 마요에 모짜렐라치즈를 넣은 파니니다. 꾹 눌러 구워진 파니니는 바삭 쫄깃했고 속 재료는 느끼하지 않게 잘 어울렸다. 곁들인 할라피뇨는 맵지만 없으면 서운할 것 같다. 런치 메뉴로 추가한 아이스아메리카노는 원두가 몸을 담갔다가 뺀듯 연해서 좀 아쉬웠지만 물 대신 마시기엔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음엔 굳이 커피를 추가하지 않고, 그냥 물을 마셔야겠다.

두 조각 중에 한 조각만 먹어도 배가 불러왔지만, 오후에 배가 고플 것 같아서 느릿느릿 꼭꼭 씹어서 결국에 다 먹었다. 총평을 하자면 고수도 특별했지만 갈아넣은 아몬드 씹는 맛도 좋았다. 치즈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은 점도 만족스러웠다. 아몬드를 통으로 쓰지 않고 갈아서 쓰면 좋은 소스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