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돈가스 가게가 생겼다. 이름은 냠냠돈까스. 노란색 바탕 간판에 쓰인 가게 이름이 귀엽다. 인테리어는 특별한 것 없이 여느 분식점 같은 느낌이다. 가게에서 먹고 갈 수도, 포장해서 갈 수도 있는데 튀김과 소스를 따로 팔아서 반찬을 사듯 돈가스만 사 가기에도 좋다. 보통 돈가스를 시키면 정식으로 밥, 샐러드 등이 기본으로 나오지만, 굳이 세트를 안 시키고 먹고 싶은 것만 고를 수 있는 게 합리적인 것 같다. 소스도 취향껏 골라 마음대로 조합해 먹을 수 있다.

기본인 등심정식을 시킬까 치즈롤정식을 시킬까 고민하다 치즈롤정식을 시켰다. 치즈롤가스 한 줄과 밥 샐러드, 장국, 깍두기와 단무지가 나왔다.

브라운소스가 올려나온 치즈롤가스는 깨끗한 기름에 튀겼는지 고소한 맛이 올라왔다. 고기는 한돈을 쓴다고 했는데 씹는 맛이 좋았다. 치즈도 듬뿍 들어있어서 맛있었다. 그러나 장국은 미소장국 베이스였는데 콩나물이 들어가 있어서 좀 모호했고 단무지는 보관을 잘못한 건지, 아니면 냉장고 냄새 밴 건지 상태가 별로였다.
돈가스가 잘라져 나오기는 하지만 한 번 더 잘라 먹고 싶어서 나이프를 요청했는데 "잘라서 나가는 거라 나이프는 없다"며 왜 그런걸 찾냐는 듯 대답하셔서 좀 무안했다. 주방은 아직 역할 분담이 되지 않았는지 요란하고 분주했다. 주문 받는 시스템도 정리가 안된 듯하다. 혼자 먹으러 가서 나도 모르게 골목식당처럼 평가하면서 먹게 됐는데, 서투른 고객 응대만 좀 나아져도 훨씬 장사가 잘 될 것 같다.

튀김이 깨끗한 점이 정말 좋았다. 집에서 좋은 재료로 정성스레 만든 돈가스 같은 점이 이 집의 장점이다. 그러나 홀에서 또 먹을지는 모르겠다. 왠지 빠르게 먹고 나가야할 분위기라서 편하진 않다. 혼밥하기 좋을 것 같은데 막상 앉으면 이상하게 불편한 분위기다. 다음엔 포장해서 먹어야지. 동네에 깔끔한 튀김반찬 가게가 생긴 것 같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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