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음식. 제철채소. 제철과일.
제철은 '알맞은 시절'이라는 뜻이다. 딱 알맞은 때. 알맞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다. '일정한 기준, 조건, 정도 따위에 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한 데가 있다.'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알맞기는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그래서인지 제철 뒤에 붙는 것들은 한정판처럼 귀하다.
놓치면 아쉽고 챙기면 뿌듯한 제철. 제철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말들. 제철음식. 제철 뒤엔 먹거리가 붙는 게 제격이다. 사실 제철 과일이든, 제철 채소든 챙겨 먹으려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달리기를 하면서 건강한 끼니에 관심이 생겼고, 잘 챙겨먹고 싶어졌다. 동네 마트에 새로 나온 채소, 과일에 관심을 한 번 더 주고 저걸 어떻게 먹어볼까 궁리하는 게 즐겁다. 스스로를 챙기는 기분이 든다. 대충 때우는 한끼가 마이너스라면, 잘 챙겨먹는 건 플러스라서 결국 마이너스는 아닌 상태가 된다는 안도감도 위안이 된다.

오늘의 제철과일은 무화과. 동네 마트에서 열다섯개 정도 든 한 상자가 8800원이었다. 비싼지 싼지 감이 잘 안왔지만 세일이라고 해서 샀다. 그릭요거트를 곁들여 먹었다. 처음 사본 과일이라 손질법도 검색해서야 알았다. 별모양 꼭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얇은 줄기 부분을 위로해서 흐르는 물에 씻으면 된다. 붉은 빛이 진할 수록 잘 익은 것이라고 해서 가장 붉은 두 알을 씻었다. 껍질이 까끌하지만 먹어도 상관 없다고 해서 껍질채로 잘라 먹었다. 부드럽고 달았다. 씨앗이 많았는데 딸기 질감과도 비슷했다. 꿀처럼 달기보다 은근히 달아서 좋았다.

9월의 첫날에 8월부터 9월이 제철이라는 무화과를 먹었다. 찾아보니 무화과는 사실 열매가 아니라 꽃이다. 제철꽃을 챙겨먹었다고 생각하니 향긋한 기분이다. 다음엔 또 뭘 챙겨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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