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오늘보다 괜찮을까?" 옆자리 선배가 물었다. 어제는 "그래도 오늘보다는 낫지 않을까요?"라고 말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같은 질문에 "과연 그럴까요?"라고 대답했다. 대신에 오늘은 선배가 "그래도 내일은 괜찮을 거야."라고 말해줬다. 퇴근길에 조금은 힘이 났다.
그제도 버거웠지만 어제도 쉽지 않았고 오늘도 벅찼고 내일도 힘들 것을 예감하는 한 주다. 힘을 내려고 부엌에 섰다. 쉽고 빠르게, 이왕이면 설거지가 적게 나오는 밥을 내 손으로 지어 먹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엄청난 요리는 못하지만, 있는 재료로 적당히 맛있는 한끼는 만들 수 있으니까.

다정한 레시피북 <잘 먹고 싶어서, 요리 편지>에 나온 '여름채소 도시락(흩뿌림 초밥)' 만드는 법을 응용해서 저녁밥을 만들었다. 응용했다고 하기에는 두부소보로와 오이 빼고는 재료도 내멋대로 다 바꿔버려 거의 다른 음식이 됐지만 말이다.

완두콩과 당근 대신에 친구네 집에서 얻어온 단호박을 넣었고, 대신 두부소보로를 많이 만들어 담았다. 단촛물로 양념한 밥이 취향에 맞아서 기분 좋게 다 먹었다. 다음에 만들 땐 레시피대로 방울토마토 두 알도 꼭 넣고 싶다. 그럼 색이 확 살아날 듯.
이번 달에 시간이 나면 레시피를 참고해 일드에서 봤던 미네스트로네(샐러리가 들어간 토마토 수프?)도 따라해보고 싶다. 여름 가지철이 지나기 전에 가지를 가지고 요리해볼 마음의 여유가 생길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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