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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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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8 '힘 빡 주는 대신 농담을 툭' 위트와 유머, 닮고 싶은 선배의 자질 다수가 가기를 꺼리는 부서에서 일 년간 일해보겠다고 한 건 불편한 마음 때문이었다. 다들 나는 이래서 그 부서에 갈 수 없다고 말하는 와중에, 나도 가지 않을 이유를 대며 끝까지 버티기 싫었던 건 피곤해서였다. 사람 좋아 보이던 동료들이 단호히 제 입장만 말하는 게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했다. 타협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나는 그냥 뱉어버렸다. "제가 갈게요." 러시안룰렛 같은 상황에서 불안하느니 그냥 이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는 이왕 가는 거, 가게 '되는' 게 아니라 내가 가기로 '선택'한 거라고 되뇌며 스스로를 달랬다. 안 그래도 입사 이후로 늘 같은 일을 하면서 조금은 권태로웠다고, 새로운 걸 해보는 것도 좋겠다며 웃어 보였지만 나도 모..
210528 선배가 되는 건 어렵다 이번주는 수습교육이 있는 주였다. 수습으로 들어온 후배들 앞에서 내가 하는 업무에 관해 혼자서 1시간 강의를 하고, 과제를 주고 피드백을 했다. 이전 기수 후배들을 만났을 때도 수습교육에 참여하긴 했지만 그때는 바로 위 선배와 함께 강의를 진행했고, 덕분에 부담이 덜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기획하고 진행해야해서 매우 부담스러웠다. 오늘로 어찌저찌 끝내긴 했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다. 강의 시간엔 준비해간 자료를 읽어내는데 급급했고, 소통은 꿈도 못꿨다. 너무 떨리니까 말은 빨라지고 내가 생각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나가는 말의 속도가 실수를 낳고, 실수는 당황을 부르고, 그렇게 숨가쁘게 망했다. 좋은 수업도 편한 수업도 하지 못했다. "질문 할 거 있냐"고 묻던 선배들의 질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