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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은 것들

210720 멋진 하늘은 힘이 세다

오늘도 하늘이 엄청났다. 친구들에게 '지금 창문 밖을 봐줘, 하늘 진짜 예쁨' 톡을 보내고 카페 밖으로 나섰다. 이건 찍어야해. 요즘 피드들이 하늘 사진으로 가득해서 그런가. 노을을 보자마자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켓몬을 잡듯 폰을 들고 뛰어나와 하늘을 향해 렌즈를 들이댔다. 이렇게 저렇게 각을 잡아봤지만 마음에 드는 구도가 잘 안 나왔다.

그때 멀리 육교가 보였다. 저기 올라가면 되겠네. 건너지도 않을 육교에 부지런히 올라 중간쯤 자리를 잡았다. 이거지 이거네. 아까보다는 훨씬 마음에 들었다. 보랏빛 같기도 분홍빛 같기도 주황빛 같기도한 하늘을 담고 만족하며 내려왔다. 그리고 길 건너 폰을 들고 두리번 대는 두 소녀. 보는 순간 느낌이 딱 왔다. '너희도 셔터 누를 곳을 찾고 있는 거지? 그렇담 육교야!' 마음 속으로 이렇게 외쳤는데 통한걸까.


"저기다!" 한 친구가 육교를 가리키고 그리로 통통통통 뛰어 올라갔다. 나 같은 사람들 저기 또 있네. 반가워서 두 친구를 멀리서 구경했다. 금방 사라질 노을, 무지개의 힘을 실감한다. '아름다운 순간을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빛나는 하늘은 사람들 안에 자리한 귀여운 다정함을 끄집어낸다. 그것도 아주 멋진 모습으로. 오늘도 반짝이는 하늘의 순간을 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을 잡는 소녀들도 만났다. 왠지 다정한 여름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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