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것들/츤도쿠의 책 나눔

230831 창작의 세계에 입문하는 이에게 <미지를 위한 루바토>

더띵 2023. 9. 26. 21:55

김선오 시인의 산문집 <미지를 위한 루바토>, 아침달, 2022
 

어리지만 무척이나 똑부러지는 친구가 만들 드라마가 기대된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드라마를 기획, 제작하는 일을 시작한 친구에게 선물했다.
개인적으로 시인이나 소설가의 에세이를 좋아한다.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자신의 장르 바깥에서 조금은 느슨하고 솔직하게 자기를 보여주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완독한 건 아니지만 창작에 대한 글귀가 인상적이라서, 또 짧은 글들의 모음이라 생각이 막힐 때나 출퇴근길에 읽기에 맞춤할 것 같다는 이유로 골랐다.
 
특히 제목이기도 한 '미지를 위한 루바토'에 관한 글이 기억에 남는다. 루바토는 이탈리아어로 '시간을 훔치다'라는 뜻인데 루바토가 악보에 적혀있으면, 연주자는 기존 템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템포를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똑같은 루바토는 두 번 연주될 수 없다. 창작의 세계에 입문한 친구가 거칠더라도 처음의 에너지와 기세를 놓지 않았으면 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건넸다.